5월7일~8일 우리부부는 장성한 아들, 딸과 여수 남해 여행을 다녀왔다.

새벽에 출발하는 여행은 하루를 길게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양재역 2번 출구에서 6시 45분에 비에스 투어 차에 탑승했다.

연휴 중 주말이라 도로사정이 많이 안 좋겠구나,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반갑게도 3월에 남편과 함께했던 부산완전정복 1박 2일에서 만났던 이미지 좋은 김다은 가이드였다. 무척 반가웠다.

생각보다 도로 사정은 괜찮아 원래 계획했던 대로 11시 30분에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점심식사는 여수의 별미 게장정식이었다. 전라도 특유의 한상 차림이었다. 게장과 갓김치가 너무 맛이 있었다. 게장을 포함한 모든 반찬은 무한 리필 해 주었다. 자가용이 없다는 자유에 온가족이 반주를 한잔 할 수 있다는 여유로움도 좋았다. “여수해양케이블카”사진에서만 보던 그것을 드디어~~생각보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발아래 펼쳐지는 풍경은 괜찮았다. 범선 축제 기간이라 바다에 떠있는 범선들까지 볼 수 있었다. 야경이었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여수 여행은 처음이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오동도에 들어갔다. 나무들이 천정을 이루어 햇볕을 완전히 차단한 숲길이 너무나 시원하고 좋았다. 짧았던 아름다운 여수에서의 시간을 뒤로 한 채 순천만으로 향했다. 순천만의 파란갈대는 “순천만은 가을 갈대”, 라고 생각했던 내 선입견을 완전히 깨버리기에 충분했다. 파란 갈대가 펼쳐진 산책로에서 두 팔을 벌려 크게 심호흡하여 그 기를 받아들였다. 아이들은 갈대밭 습지에 기어 다니는 게와 짱뚱어를 바라보며 무척 신기 해 했다. 전망대에 올라가 바라본 순천만 갈대밭은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녁식사는 꼬막정식이었다. 별교에서 나온 꼬막이라고 했다. 딸아이는 꼬막이 이렇게 맛있는 것인지 처음 알았다고 했다. 역시 반주 한잔을 곁들인 눈이 즐겁고 입이 즐거운 행복한 식사였다.

숙소가 있다는 삼천포로 출발했다.

가이드가 추천하는 초양교 에서 한 컷 남긴 후 숙소 도착, 사실 여행 전 가정 염려 했던 것이 숙소였는데(아이들이 잠자리에 좀 까칠한 편) 생각보다 깨끗했다. 우리가족은 이번 여행에 온전히 하나 되기로 4인 1실로 정했다. 이불 요를 개인별로 네 채를 주었다. 하루저녁 보내기엔 나름 훌륭했다. 숙면 후 새벽 6시 45분 차량 탑승, 일요일 이렇게 일찍 기상해 본 게 언제였는지 모른다. 자유여행에선 생각하지도 못할 수지맞는 일이었다. 하루를 얼마나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지...아침식사 후 금산 보리암 으로 출발, 나는 보리암이 그렇게 정상에 있는지 몰랐다. 그리고 보리암이 있는 정상을 15분만 걸어서 그렇게 쉽게 올라갈 수 있는지도 몰랐다. 셔틀버스가 계속해서 오르내리며 여행객을 수송해 주었다. 

보리암 에서 내려다본 경관이 얼마나 장관이었던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봄 산이 이렇게 가슴 설레게 아름다운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우린 다음에 이 코스 그대로를 다시 한 번 여행하기로 보리암 에서 약속했다. 

점심식사로나온 멸치 쌈밥은 최고였다. 멸치쌈밥은 호불호가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작한 식사는 50대인 내 입맛에 딱이었다. 그 구수한 멸치맛이 또 생각난다. 아이들도 생각보다 좋아했다. 

 1박2일간 지역 특산물로 이루어진 맛있는 식사와, 반주와, 가이드의 헌신과, 날씨까지 더하여 잊을 수 없는 2016년 어버이날 주말 여행이었다. 너무 멋진 가족사진들이 많지만 순천만 전망대에서 찍은 아들아이 사진 한 장 공개하며 이글을 마치려고 한다. 장거리 함께해주시며 차에 오르고 내릴 때마다 다정하게 인사해주시던 기사님께도 감사드린다.